한국과학기술연구원(KIST) 뇌과학연구소 황은미 박사팀과 경북대 의대 석경호 교수팀은 8일 성인의 뇌 손상 복구 과정에 관여하는 새로운 단백질 결합(Hevin-Calcyon)을 발견하고 뇌손상 모델 생쥐 실험을 통해 이 결합이 손상 회복 초기 단계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.
[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. 재판매 및 DB 금지]
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뇌 신경교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시냅스 결합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면서 신경세포 발달을 돕는 헤빈(Hevin)이 또 다른 단백질인 칼시온(Calcyon)과 결합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고, 이 결합단백질이 신경세포의 회복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.
신경세포는 일반적으로 뇌의 기능적 측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포로, 신경세포가 회복돼야 뇌 질환이 치료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이 연구 결과는 향후 뇌졸중 등으로 손상된 뇌 기능 복구를 위한 치료법 개발 등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.
헤빈-칼시온 결합은 정상적인 뇌 조직에서는 잘 관찰되지만, 외상성 뇌 손상이 있는 환자에게서는 현저히 감소하고, 이 결합단백질을 증가시키면 뇌 안에서 신경세포 간 연결부위가 더 빠르게 생성돼 손상된 뇌 기능이 조기에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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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북대 연구진은 4주 정도면 회복되는 뇌 손상을 일으킨 생쥐 모델을 이용해 헤빈-칼시온 결합이 뇌 손상 회복에 작용하는 과정을 실험했다. 이를 통해 뇌 손상 초기에 진행되는 염증반응에서 분비되는 효소단백질(MMP3)이 헤빈을 분해해 헤빈-칼시온 결합이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.
또 뇌 손상 초기에 손상 부위에 직접 염증 반응 억제제를 투여하면 MMP3의 분비가 줄고 헤빈-칼시혼 결합이 늘면서 회복기간이 4주 정도에서 2~3주로 줄고, 반대로 염증 단백질을 추가로 투여하면 회복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.
황은미 박사는 “염증반응은 뇌 손상뿐만 아니라 퇴행성 뇌 질환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 연구는 이런 뇌 질환 치료에서 헤빈-칼시온 결합을 고려해야 함을 보여준다”며 “앞으로 염증반응에서 분비되는 MMP3를 저해하는 물질이나 헤빈 대신 칼시온과 결합하는 단백질을 찾아 뇌졸중 치료 등에 적용하는 후속 연구를 할 계획”이라고 말했다.
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‘세포 사멸 & 분화'(Cell Death & Differentiation) 최신호에 게재됐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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